산행기/경남

억산과 복점산과 구만산이 품고 있는 폭포 산행

기틀 2023. 1. 6. 15:08

억산과 복점산과 구만산이 품고 있는 폭포 산행기

2019.8.24.

위치 밀양시 산내면

코스 석골폭포-형제폭포 상단-형제굴-억산(954m)-복점산-인재(임도)-인재봉-구만산(785m)-구만폭포-구만암

거리및소요시간 약14km7시간30

누구와 동백산악회원 

 

우리나라 산줄기에 푹 빠져 있던 나가 요즘은 폭포 산행에 빠진 것 같다. 물론 여름철이라 폭염과 함께 즐기며 놀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억산과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주변에는 석골폭포, 무지개폭포, 선녀폭포, 나무꾼폭포, 운곡폭포, 구만폭포, 비룡폭포 등 많이 있다. 올 여름 이곳에는 몇 차례 비가와서 폭포의 수량이 비교적 많아 낙수가 장관이고 거리가 가까워 쉽게 찾을 수 있어 좋다.

 

폭염 더위에 산 정상을 고집하거나 산줄기 걷기 구간종주 산행을 하는 것은 건강을 학대하는 행위이기도 하고 즐거움도 없기 때문에 조용한 산의 협곡 폭포를 찾아 더위도 식히고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것이 좋다. 산속의 맑은 정기와 폭포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를 받아 몸의 에너지로 승화하여 삶에 활력을 만들수 있기 때문다.

 

등산 일행들과 억산 새암터골 무지개,선녀,나무꾼폭포 등로를 따라가다 대열에 이탈하여 형제폭포와 형제굴 방향 희미한 등로를 가는데 숯가마터로 보이는 곳을 지나 계곡 옆으로 오르자 길이 없어져 산사면을 된비알 오른다. 등산로도 아닌 곳을 무작정 올라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산의 모양을 알고 있으니 등로에서 벗어나봐야 새암터골이지 별 것 있겠냐며 눈길 닿는대로 가는데 멧돼지가 나타난다. 우선 나무 뒤에 숨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린 후 바위지대를 오르는데 형제폭포가 있는 위치로 추정되는데도 폭포는 보이지 않아 약간 당황을 한다. 폭포는 제법 골짜기가 깊어야 만들어 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산 지류 능선을 하나 넘어간다.

 

계곡은 오를수록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로 지류가 나누어지므로 합류지점을 소홀히 하면 다른 골짜기로 가기쉽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지점을 놓쳐 네이버 위성 위치 정보를 참고하려니 불통이다. 조망 터이는 능선으로 올라가 위치를 재차 검색하니 현제 나의 위치가 형제폭포 상단에 있어 사면을 조금 내러서니 폭포 주변 협곡 낭뜨러지가 나타나 공포감을 느낀다.

 

형제폭포 사면을 돌아 폭포 하단으로 내러 가려면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 갈등을 한다. 이 때 마음다잡기 좋은 말 '오늘만 날이가? 이다. 폭포 상단에 앉아 베낭 속 먹거리를 풀어 흘려내리는 폭포수를 술을 삼고 폭포 낙수 소리를 음악삼고 주변 협곡바위를 평풍삼아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잠겨 온전한 힐링을 한다.

 

여름철 피서지로 웅장한 폭포수 보다 더 좋은 곳 있을련가!  지난 일요일에 대비골과 새암터골을 찾아 폭염 찌든 스트레스를 상쾌한 행복감으로 만들어 힐링했는데 발품을 많이 팔수록 더 좋은 힐링에  고마울 뿐이다. 엇그제 비가 와서 폭포는 활력이 넘치고 덩달아 주변 실폭포들까지도 계곡수를 쏫아내니 산속은 온통 에너지 정기가 흐르고 생명체들의 음악이로다.

 

 된비알 억산 능선 갈림길에 오르니 앞서간 일행들 흔적이 눈에 띈다.  억산 전망바위 소나무 그늘 아래 앉아 깨진바위 억산 운문사 풍광을 무대삼아 산의 포근함에 안겨 하늘금 산상 만찬을 즐긴다.(12:40)

 

하산을 해야 할 시간이 있기에 황홀에 잠겨 있을 수만 없기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억산 정상으로 가서 등산객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 일행이 20여분 전 앞서갔다는 정보를 얻어 일행과 합류를 위해 양해를 구하고 길을 재촉한다.  복점산 정상과 인재를 지나 작은 인재봉 전망바위에 올라 조망을 즐기는데 인재봉에 올라선 우리 일행들이 손을 흔들며 멋진 인증샷을 담겠다고 해서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 빠르게 올라 인재봉 정상에서 일행들과 합류해 구만산으로 간다. 

 

몇 차례 오르내림을 한 후에 구만산 정상석을 반갑게 품었는데 정상석은 반간다, 수고했다는 단 한마디도 없다.  괜히 나만기쁨에 빠져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구만산을 변함이 없이 지키고 있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통수골을 내려다 보면서 구만폭포 상단에 이르니 폭포수 소리가 들린다. 병풍을 두른듯 협곡 사이로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풍경을 보니 어느 유명 화가의 산수화가 생각난다. 그리고 조선시대 박제가 선생의 묘향산소기의 일부 내용이 생각난다.

 

'만폭동(묘향산에 있는 폭포)에 앉으니 석양이 얼굴을 비춘다. 거대한 바위가 마치 산마루 같다. 긴 폭포가 그 바위를 타넘고  흘러 내러온다. 물굽이는 세번을 굽이쳐서야 비로소 바닥을 짓 씹는다. 물줄기가 움펵들어갔다가 소용돌이를 치며 일어나는 모습은 마치 고사리 손이 주먹을 말아진 것만 같다. 용의 수염 같기도 하고 범의 발톱 같기도 하여 움켜쥘 듯하다가 스러진다. 내뿜는 소리가 흘러 내려 하류로 서서히 넘치더니 주춤하다가 다시금 내뿜는 것이 마치 숨을 헐떡이는 것만 같다. 한참을 가만히 듣고 있을려니까 나 또한 숨이 차다.'

 

구만폭포 협곡 상단 등로를 따라 나무테크 계단을 내러서니 우람한 폭포가 모습을 드러내니 탄성이 나온다.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가 주변을 삼킬듯 우렁차고 비산하는 물방울에 서늘함이 느껴진다. 누가 이를 두고 무릉도원이요. 사막의 오아시스라고 아지 않겠는가!

 

베냥을 벗어 지갑과 휴대폰 그리고 모자와 등산화을 밖에 두고 달구어진 몸을 던져 폭포수 잠기니 온 몸에 전율이 휘감는다. 야 이맛이야! 하며 외친다. 들어줄 사람이 없어도 좋다. 상쾌한 이 기분을 어디에 발산하겠는가!, 6시간 동안 흘린 땀방울의 열매가 아닌가!, 땀방울이 폭포수에 씻겨 흘려간다. 누가 이 기분 느껴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는가!   

 

시원함이 약간의 추위로 변할즈음 일행들이 와서 인증샷을 부탁하고 자리를 비켜준다. 상괘한 기분으로 통수골을 따르니 발걸음도 가볍고 곳곳에 작은 폭포들도 청량한 소리를 내며 배웅을 한다. 구만약수폭포와 구만암을 지나 힐링 폭포산행을 접는다.(17:00)

 

 

○사진

                              형제굴과 형제폭포 상단 조망

                               둘머리 석골폭포

                           새암터골 계곡폭포

                         새암터골 폭포

 

                           상단 제2형제굴

                          상단 형제굴 암벽

                            형제폭폭 협곡

                          상단 형제굴

                            형제폭포 주변 암벽

                            형제폭포 상단

                         

                      무지개폭포 이정목

                      이놈 간같이 인물도 좋고 탐스럽지만 이름을 못 불러줘 미안해.

                           깨진바위

 

 

                      복점산 셀카 인증샷

                       가인계곡

                             전망바위 우물정에서 본 우측 북암산

                            인재 포장 임도 옆  안내목

                          인재봉 오름길....

                        인재봉에서 본 조망:좌 복점산, 중 억산 가인계곡, 기도원, 좌 병풍바위, 우 사자봉

                              사자바위봉

    앞서 가던 일행이 인재봉에서  담은 전망바위 위 필자

 

 

                                 솟대

                        구만폭포 상단

                             구만폭포 주변 암벽

                                  구만폭포

 

                                        약수 실폭포

 

                        구만산장

 

                     산행트랙(화살표)

      

                         초원터 뒷풀이

                        감사합니다.     깃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