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일출 산행기
2019.1.13. 일요일, 맑음
위치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코스 중산리-법계사(1450m)-천왕봉(1915.5m)-로타리산장-순두류-경남자연학습원입구-중산리탐방지원센터-대형주차장 버스종점
함께:그리메산악회원
거리및소요시간: 13km(3km손환버스이동6분), 약8시간(일출30분, 법계사 예불 30분)
지리산 천왕봉은 지난번 지리종주 때와 백두대간 종주 할 때와 그외 몇 번을 다녀왔다. 그리고 몇 해 전에는 겨울 설경을 구경하고 천왕봉 일출를 보기 위해 치밭목대피소에 잠을자고 새해 일출 보기를 시도했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써리봉으로 오르는 길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였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은 장엄하기 정평이 났고 그 황홀함을 제대로 보려면 3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서 당일치기로는 출입 개방 새벽4시에 출발하여 3시간 반 전에 오르기가 어렵고 가파른 돌계단들을 장시간 올라야 하기에 힘들어 대부분 대피소에서 숙박하고 일출 구경을 시도한다. 새해 천왕봉 일출은 추위와 인파까지 가세해 더욱 어렵고 일출 인증샷 남기려다 손가락 동상에 걸리는 사람들이 생기므로 폰을 텃치할 수 있게 하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중산리 국립공원 관리초소 천왕봉 등산로 들머리 입구에 서니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빛난다. 오늘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도 없고 눈도 많지 않아 일출 감상과 사진 촬영하기가 좋을 것 같아 설레이는 마음이 든다. 어둠을 뚫고 오르는데 손가락 끝이 시려와서 번갈아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동상에 조심하면 오른다.
한 참을 오르다 보니 앞서 가든 사람들이 길 옆에 쉬면서 핫팩을 손가락 끝으로 잡고 흔들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오를수록 눈은 많아지고 미끄럼에 조심을 하면서 천왕샘을 통과한다. 하늘에는 먼동이 트기 시작을 하고 있어 간 혹 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동쪽 하늘을 바라본다.
천왕봉이 가시거리에 들어오자 발걸음이 빨라진다. 천왕봉 주변은 온통 눈꽃이 피어 설국을 형성하고 있고 사람들이 서성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된비알 천왕봉에 올라서니 사람들도 많지 않고 날씨가 맑고 구름도 없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쓴 정상석을 포옹하여 남한의 육지에서 가장 높고 쌘 기운을 느낀 후 인증샷을 남긴다.
천왕봉의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사진을 찍을려고 하니 역광으로 인증샷 남기가 쉽지 않다.인증샷을 남기고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일출이 붉게 타오르고 그 주변에 구름이 호위를 하는 것 같이 모여 있다가 서서히 벗겨지면서 붉은 불 덩어리가 펑 터져 바다인지 구름인지 그 속에서 솟아오른다.
사람들의 감동적인 소리가 터져나오고 여기저기 사진 찍는데 몰두하는 모습이다. 일부 사람들은 일출 본 것 중에서 가장 좋다.고 한다. 태양이 완전히 하늘로 오른 후 산악대장의 하산 명령을 듣고 하산을 시작하여 천왕샘을 지나 햇볕에 빛나는 설경 광경을 보면서 천천히 법계사에 도착한다.
법계사의 설경을 구경하면서 경내를 돌아보고 먼저 산신각으로 간다. 산을 좋아하여 산을 많이 다니는 만큼 산신각에 무탈한 산행을 소원하고 삼층석탑 옆 바위틈 맑은 약수로 입을 축이고 식수통에 담아 삼층석탑(보물473호) 안내문을 일고 대웅전에서 예불을 드리니 스님이 촛불을 밝혀 준다.
대웅전에서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는 삼층석탑을 보며 나와 이웃을 좀더 사랑하게 해 달라고 하고 나니 마음과 발걸음이 가볍다. 로타리산장 대피소에 도착하니 등산객이 분비고 있어 쉬지 못하고 곧장 순두류까지(2.7km) 탐방을 하면서 설경에 눈 호강을 했다. 음지 탐방로는 눈으로 결빙된 곳이 많아 조심스레 내러섰다.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순백의 세계였고, 좁은 탐방로 눈으로 하여금 어렵게 비켜가면서 등산객들과 인사로 교행하며 1시간 정도 내러 경남자연학습관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요금2천원)하는 손환버스를 기다리면서 경남자연학습관을 구경하려고 가다가 빙판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손을 강하게 짚었는데 골절이 걱정되었으나 다행이 움직여 봐도 큰 통증은 아니였다. 버스를 타고 중산리 탐방지원센로 원점회귀하여 대형버스주차장까지(1.8km) 걸어 산행을 마치고 단성 성화식당으로 이동하여 돼지석쇠불고기 정식(9천원)으로 뒷풀이를 하고 무박2일 일출산행을 뜻깊게 마무리한다.
※조선시대 김일손은 천왕봉 일출 광경을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한밤중 천지가 청명하고 큰 들은 광막하며 흰구름은 산골짜기에서 잠시 자는 듯한데, 마치 바다의 밀물에 올라앉은 것 같고, 머리 내민 산봉우리들은 힌 파도에 드러나는 섬처럼 점점이 찍혀 있다.
내려다보고 쳐다보니 마음이 오싹하고 뭄은 태초의 원시에 와 있고, 가슴속은 천지와 함께 흐르는 것 같았다. 이튿날 여명에 해가 돋아오르는 것을 보니 맑은 허공이 거울과 같았다. 서성이며 사방을 바라보니 만리가 끝이 없고 대지의 뭇산은 개미집이나 버러지 자국만 같다.
평소에는 다만 구름이 하늘에 붙은 줄로만 알았고 그것이 반공에 떠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여거 와서 보니 눈 아래 펀펀히 깔린 그 아래는 반드시 대낮이 그늘져 있을 것이다.
□사진
천왕봉 일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출입구
여명
깃털 인증샷
▼하산길 풍광들
천왕봉 동편 설경
천왕봉 주변 풍광
개선문
법계사 대웅전, 해발 1450m
삼층석탑(보물 제473호)
순두류 계곡 설경
하산해서 중산리 시설지구에서 본 천왕봉
여기까지입니다. 깃털
'산행기 > 경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억산 주변 폭포 산행 (0) | 2023.01.05 |
---|---|
의병의고장 의령 남산에서 벽화산 종주 산행 (0) | 2022.12.31 |
아름다운 보해산과 금귀봉 암릉 산행 (0) | 2022.12.22 |
함양 화림계곡 트레킹 (0) | 2022.12.21 |
거창 현성산 산행기 (0) | 2022.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