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

백두대간 저수령에서 국망봉 종주

기틀 2022. 9. 9. 22:10

☆구름 위에서 신선이 되다.☆☆

         도솔봉 운무1

     2

   도솔봉 단풍 

  도솔봉 운해               

          3

 

2010.10.10.

위치 충북 단양, 경북 풍기, 영주시

깃털 단독

코스 저수령(850m)-촛대봉(1081m)-흙목정상(1034m)-솔봉(1103m)-묘적봉(1148m)-도솔봉(1315.8m)-삼형제봉(1281m)-죽령(696m)-제2연화봉(1357m)-제1연화봉(1394m)-비로봉(1439m)-국망봉(1421m)-초암사

거리및소요시간  (저수령-죽령=gps20.18km,도상 18km,실거리 25km, (안내도:죽령-국망봉= 14.4km,국망봉-초암사주차장=7.6km=22km), 지도상 표시 된 봉우리= 31개 (1000이하 7개, 1100이하 7개, 1200이하 5개, 1300이하3개, 1400이하 7개, 1500이하 3개)

총산행 거리 : 47km, 산행시간 :14시간10분(04:10~18:20)

 

일과를 끝내고 일상을 탈출하여 배냥을 매고 집을 나선다. 부산발 단양행 마지막 무궁화열차에 올라 눈을 가리고 잠을 청한다.(22:30)  열차에는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소란스럽지만 단양까지 소요시간 5시간10분 동안 잠을 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눈을 깜고 있으니 밤에 홀로 미답지 장거리 산행에 대한 부담감이 짓누른다. 지도와 메모지를 꺼내 살피고 머리속에 입력을 한다.

 

결국 잠을 자지 못하고 눈만 깜고 있다가 단양에서 택시(단양개인택시 김영기 전화 010-8752-6802, 25,000원)로 저수령에 도착한다. (04:10) 차가운 바람이 불고 안개비가 내리는  저수재에는 SK주유소와 소백산관광휴게소 그리고 단양에서 설치한 조형물이 어둠에 묻혀 있을 뿐이다. 등산 준비를 할 동안 택시기사는 라이트를 비추어 주고 차를 한바퀴 돌아 들머리 표지석 방향으로 불을 밝힌다. 기사는 표지석  뒤 산림청 등산안내도 옆 계단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고 안전산행을 부탁하며 손을 흔든다.

 

기순환 걷기

가파른 길을 오르니 계룡산에서 몸 닦는 기천문 문주 박사규 선생의 말이 생각나서 엄지발가락과 아랫배에 힘을 주고 오른다. 그는 산을 오를 땐 자연에 감사함을 느끼길 권한다. "마음을 낮추고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경청하다 보면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덩달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천천히 엄지발가락과 아랫배에 힘을 주고 오르면 엄지발가락과 아랫배는 서로 상통하여 기맥이 순환하기 때문이다."

  

저수재 가로등 불빛은 사라지고 바람소리, 안개비가 나무가지에 물방울로 맺혀  떨어지는 소리, 발자국 소리 삼박자 화음이 정적을 깨뜨릴 뿐이다. 등로 주변에 흰차돌빼기가 자주 눈에 띄고 30여분 1.1km 오르니 촛대봉(1080m)이다. 안개비로 가시거리가 아주 짧은 능선을 오르내러 고비밭,싸리밭 이정표와 투구봉을 지나 돌산산악회 패말이 있는 시루봉(1110m)에 이른다.

 

안개속 길찾기

안개가 깔리고 낙옆이 덮혀 길이 애매한 곳에 헤드라이트 불빛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손전등을 멀리 사방을 비추며 유두1봉(1084m)를 넘어 배제 야목갈림길에 이른다. 유두2봉(1053m) 능선에 오르니 여명은 밝아오는데 안개가 산을 삼키고 있다. 안개는 산을 점령하고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배제에서 2.6km 지점 싸리재 원용두갈림길과 단양유황온천 이정표를 지나 안부에 올라 저수령에서 3:30분에 출발한 포천산악회원들을 만나 "어디까지 가느냐"고 한다. 국망봉까지 간다고 하였더니 "그 멀리까지 가느냐 갈 길이 멀겠으니 조심에서 가세요" 하여 걸음을 제촉한다. 안개비와 낙옆으로 등로가 미끄러워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면서 길을 재촉한다.

 

당일치기 산행은 열차시간과 목적지를 맞추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삼각점이 있는 흙목정상을 넘어 뱀재를 지나니 윙잉하는 소리가 나서 무슨 소리일까? 귀를 쫑긋 세우는데 크다란 철탑이 나타나고 바람 소리가 들린다. 구절초가 무리지어 아름답게  핀 헬기장을 지나 구멍난 바위 능선에 오른다. 좀 쉴려니 침침한 분위가 싫어 능선을 된비알 오르는데 부산 구정맥산악회 백두대간팀들이 내러가는 것을 추월해 삼각점과 낙동산악회 정상표시판이 있는 솔봉(1103m)에 선다.

 

모시골갈림길 이정표(저수령9km, 표적령 1.7km)에 등산화 끈을 고쳐 매는 구정맥 회원을 뒤로하고 능선 의자 2개가 있는 곳에서 아침 사과를 먹는다. 아침사과 먹은 10분 후 2번째 쉼터 의자에서 아침을 먹는데 나무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성가시게 한다. 햇볕이 가끔 보여 렌턴을 끄고 모래재와 사동리 갈림길 묘적령을 지나 묘적봉에 올라선다. 가을 햇쌀이 단풍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단풍 익는 모습이 전해 온다. 이정표 묘적봉 표시와 삼각점, 방위표지판 뒤로 운무가 내러 앉은 산야 조망이 좋다. 안개가 골짜기에 피어 능선을 신비롭게 넘어 가고, 봉현면 주치골은 안개에 잠들고 사동리 계곡에서 쉴새없이 도솔봉으로 운무가 피어 올라 환란의 쇼를 연출한다.

 

구름위 신선이 되다.

발아래 모두 구름이니 신선이 따로 없네! 이 순간 이 몸이 신선이 되었구나! 순간순간 변하는 자연의 경이로운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장거리 산행 부담이 한 순간에 환희로 바뀐다. 고진감래(苦盡甘來)다. 이런 풍광이 산행 내내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갈길은 멀고 해는 서산으로 뉘엇뉘엇 다가가니 발길을 서두른다. 도솔봉 계단을 오르니 자연의 경이로움은 절정에 이르니 이를 어찌 표현하야 좋을꼬! 도솔봉 제2봉 헬기장에 올라 서니 풍광이 넓어지고 삼형제봉 능선과 소백산으로 운무가 춤을 추는 모습에 시 한수가 절로 떠 오른다.

 

"운무"

운무야 너도 도솔봉을 찾아구나!

색색저고리 입은 새악시 볼이 그립더냐

옛님 연지곤지가 그리워 찾아 왔느냐

 

도솔봉은 사랑을 머금은채 말이 없구나

나하고 놀다 구름타고 산을 내러

죽령주막에 주향기에 취해보세

 

단풍을 곱게 두른 암릉 도솔봉 정상에 올라 서니 삼각점과 정상석 돌탑이 있고 조망이 일망무제다. 전구리 계곡에서 죽령으로 피어 오르는 운무와 사동리 갈내골에서 삼형제봉 능선으로 피어 오르는 운무의 카드섹션이 가이 환상적이다. 차분히 감상을 할 수 있으니 홀로 산행이 이래서 좋다. 걸리는 것이 있나, 누가 잡기를 하나, 좋은 곳이 있으면 구경하고, 눕고 싶으면 퍼져쉬고, 좋은 생각이 떠 오르면 전망대에 앉아 시 한 수를 중얼거려 보고, 이런 저런 신선놀음도 해 보다 갈 길이 바쁘면 길을 사푼사푼 재촉하면 되는 것이다.

 

도솔봉 유래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 본다.

불교색체가 강하여 사후세계의 마지막 가는 길이다. 즉 우리말로 "만족시키다" 라는 말로 풀이된다. 조선시대 조정에서 산적 토벌시 마고자 할머니가 산적토굴에 들어가 "다자구야"하면 산적이 자고 있고 "덜자구야"외치면 없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로 도와 산적을 토벌하였다. 이로 조선에서 할머니 제사를 모셔왔다고 한다.

 

삼형제봉을 내러 1288봉을 오르는데 낙옆속으로 붉은 무늬 독사 뱀이 지나가는 것을 디카에 담고 있으니 부부와딸 산행객이 내러오면서 "무섭지 않느냐, 어디서 왔서요?" 한다. 저수령에서 왔다고 하니 도솔봉을 갔다가 되돌아 올 것이라고 하면서 죽령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힘을 돋아 준다. 1288봉 산죽길을 내러서는데 또 부자지간 산님이 "어디서 왔느냐" 부산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도 부산에 살았다고 하면서 지금 원주에 살고 있다고 만나 반가워 해서 사진을 남겨 "한국의산하"에 올려 놓겠다고 하고 헤어진다.

 

죽령주막의 술 향기

능선 갈림길 좌측을 따라 죽령으로 내러서니 포항뫼봉산악회 팀들이 힘겹게가 올라오고 있어 뫼봉산악회 화이팅! 하였더니 "고맙습니다." 메이리가 울려퍼진다. 등로에 새를 잡아 먹은 털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죽령(696m)이란 곳이 아주 깊은 골짜기 임을 알 수가 있다. 남북으로 1300고지 이상의 산이 버티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기 때문이다. 군부대 길을 우회하여 죽령고개에 내러 정자에서 전망을 보고 죽령주막에서 동동주 한 되를 받아 몇 잔을 마시니 온 몸에 술 향기가 휘감는다.

 

죽령유래

신라 아사달 이사금 5년(156년) 열렸다. 신라인에 의해 길이 열렸다고 해서 죽령 혹은 대나무가 많다고 하여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전하여 온다. 천문대와 제2연화봉으로 오르기 위해 공원탐방안내소를 지나려니 직원이 "어디를 가느냐"한다. 소백산을 간다고 하니 시간이 부족하니 연화봉까지만 가라고 한다. 술향기를 품어내며 약간의 취기로 별로 지루함을 모르고 가는데 길에서과일을 먹던 어느 산님이 빨강 사과 1개를 주면서 "먹고가라, 어디로 힘들게 가느냐"며 기운을 돋운다.

  

저수령에서 국망봉 지나 초암사를 간다고 하니, "그렇게 힘들게 멀리 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한다. 가야할 길이라면 언젠가는 가야하고, 버릴 것이라면 힘 뺄 필요없이 빨리 버리는 것이 이치가 아닐까요. 백두대간  땜빵 길을 잇는 중이요.라고 했다. "일행과 같이 가지 않고 혼자서 가는냐" 는 걱정의 말에 일정과 구간이 맞지 않아서 단독으로 간다고 하니 "백두대간 구간을 조금 빠져도 같다 왔다고 하면 누가 아느냐"고 한다. 산꾼에게는 무서운 양심이 있지요.라고 반문했다.  

 

산꾼의 무서운 양심

백두대간 연화봉 표시석과 천문대를 지나 제2연화봉(1357m)에서 포장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오르내리는데 몇 개의 산악회팀을 만난다. 희방사 갈림길을 지나 몇 차례 오르내린 후 연화봉 정상(1394m)을 우회하여 비로봉으로 향한다. 1382봉, 1395봉, 1405봉을 지나 주목감시무인초소를 내러다 보면서 비로봉1439m) 계단을 올라 정상에 선다. 넓다란 정상에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고 막힌 곳이 없는 조망이 일망무제다. 대학생 남여 4명이 조망에 넋을 잃고 있다가 여학생 한 분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여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어디로 내러 갈 것이냐고 여쭈어 보니 천동리로 간다고 하면서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어 온다.

 

국망봉에서 초암사로 갈 것이라고 하니 "이잉~ 해가 다져 가는데요. 빨리가세요" 한다. 길을 제촉하여 가는데 까마귀는 나무가지에 앉아 까악~ 울어되고 산 그늘은 점점 길어만 간다. 1시간 정도면 해가 질 것 같은데 1400고지 능선을 헤메며 갈길이 9km정도 남았으니 야간산행을 각오한다. 등로주변에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으나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안전에 주위를 기울릴 뿐이다. 바람이 세고 춥기로 유명한 소백산에서 안전사고가 있으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을 되새긴다. 

 

봉바위 유래

산행시간 13시간이 가까워 국망봉에 올라선다. 변함없는 정상석과 조망 작년 가을에 왔던 풍경들이 그대로 재연된다. 초암사 방향 이정표 따라 나무계단을 내러 돼지바위와 석륜암터에 이른다. 돼지바위에 이르니 골바람이 낙옆을 휘젓는다. 낙옆이 시야를 가리고 낙옆 위를 사푼이 걸으며 석륜암터에 내러 봉바위의 위용과 단풍 그리고 파란 하늘이 어우려진 옛 절터의 영화를 그려 본다. 봉바위 안내문을 읽어보니 옛날 절 석륜암 뒤 높이 하늘을 날아갈 봉황의 형상 높이 18m 바위를 봉바위라고 전해 지고 있다.   

 

사리돌탑에 내러서니 어슴푸레한 노을이 어둠을 데러오고 있다. 돌길을 조심스레 걸어 어두운 초암사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콜택시를 타고 풍기역으로 향한다.(18:30) 인삼축제가 끝난 풍기는 조용하고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갈비탕으로 허기를 면하고 화장실에서 오물과 땀을 딲아 내고 옷을 갈아 입고 육신은 지쳐도 마음에 산향(山香)을 가득 담고 안동행 열차에 오른다.(19:39)  

 

마음의 산을 오른다.

열차 창 밖 불빛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나는 왜 죽기살기로 무리한 산행을 하는가, 오늘의 땀방울을 무엇으로 보상 받을까? 무모한 짓이다. 갑작스런 사고라도 생기면 어찌 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스쳐 지나간다. 치악산 자락에 사는 서양화가 김만근의 말이 생각난다. "육체를 극한의 고통으로 몰아넣어 자신을 체크하는 산악인들은 결국 마음의 산을 오르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철학자에 가깝다."하였다. 산행경력 15년 50대 중반에 산이 좀 더 가까이 다가 온다. 자신감과 성취감이 밀려와 눈을 감았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종착역이다.(01:30)

 

※ 교통편

죽령에서는 단양행 시내버스가 몇차례 다니고 있고 저수령은 단양에서 월산마을을 지나 휴게소까지 시내버스가 몇 차례 있다.  (단양시내버스터미널 :043-422-2866), 영주시내버스 전화054-633-0011-3, 영주시외버스 054-631-5844영주역 054-63-7788, 풍기택시 054-636-2828, 단양에서 부산행 무궁화열차 막차 23:45, 순흥개인택시(김동진) 010-3522-9136

 

○ 산행이미지

 

 

   천남성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풍경1~9

 

 

                  묘적봉에서 본 운무

 

 

            도솔봉을 오르며

 

           제2도솔봉 조망과 운무

             죽령과 연화봉 운무

                      제1도솔봉 풍경과 사동리 갈내골 운무

                   삼형제봉 운무

 

 

 

                  죽령 소백산 운무

                     비로봉 능선

                      사동리 갈내골 운무

 

             도솔봉 아래 단풍 

               1288봉 운무

                                     1186봉 

 

삼형제봉

 

                   얼룩무의 뱀

                 1288봉  산죽지대에서 원주 산님  부자(즐산하셨겠죠?), 기이한 나무 옆에서...

 

 

                                투구꽃

 

                    "갈시일적 여감로, "화개반 주미취" 교훈을 삼고...

 

                      죽령 전망대 정자

죽령 소백산 관리사무소

 

 

   제1연화봉 가는 길 

천문대 

   연화봉 가는 길1 

   2

     연화봉 아래 금계호 

  비로봉 능선

   1382봉에서 본 천문대

   금계호연화봉에서 소백산을 오르며 

 

  비로봉 능선 기암

국망봉 능선 기암에서 본 비로봉

 

 

 

   비로봉을 내러서면서 본 가야할 국망봉 능선

 

  돼지바위

  감사합니다.  -깃털- 

  

2010.10.12 20:06
오시리스

홀로 산행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47키로를 하루만에 다녀오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오래동안 추억이 되는 산행은 담대하게 홀로한 산행이 아닌가 합니다.
백두대간 무사 완주를 기원합니다.
2010.10.13 06:56
깃털
오시리스님! 반갑네요
산에는 자주 가고 있지요
만산홍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계절
즐산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