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
충북 괴산군 연풍면,경북 문경시 마성면 일원
코스 버리미기재(약480m,913지방도로)-1.97km-장성봉(915.3m)-5.35km-악휘봉(845m)-3km-은티재-2.75km-지름티재-1.38km-희양산(998m)-2.28km-배너미평전-2.26km-이만봉(989m)-1.1km-사다리재-2.46km-평전치-1.45km-백화산(1063.5m)-1.85km-황학산(910m)-3.9km-조봉(673m)-1.53km-이화령(약5480m) = 32.1km GPS거리,
거리및소요시간 GPS 34.1KM(대간32.1KM+알바 2KM), 14시간
낙동산악 대간10기팀 합류
난이도 호감도: 중상급, 좋은편
왠지 걱정이 된다.
"백두대간 구간 중에서 이 구간이 길고 험하여 힘들었다"고 대간꾼들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까지 멋 모르고 산행을 하여 왔지만 왜 산을 가는지 알면 알수록 조심스러워 진다. 등산경력은 등산지식과 몸에 비례하지 못하는 것 일까?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일수록 몸도 튼튼해져야 한다. 산행수칙을 지키고 최대한 등산장비를 활용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산에 대한 과욕으로 몸에 무리를 준다.
산은 그냥 오라 하는데 질머진 욕심 보따리는 언제 가볍게 버릴까! 10.2.23:20구포역을 출발한 버스에서 백설기와 산행개념도가 배부되고 산행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회장은 "오늘 10기 대간팀은 백두대간 버리미기재에서 이화령까지 GPS 32.1KM 장거리 구간을 하는데 우리는 등산을 하려 가는 것이 아니고 산에 들어간다고 해야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오래 동안 산과 같이하면서 자신과 싸워 인내를 익히고, 자연과 호흡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 삶에 활력을 얻었다. 산행대장은 지금까지 구간중 가장 장거리 산행인 만큼 안전하게 건강관리를 잘 하고 비상시에 은티마을로 탈출을 하면서 대기버스로 연락을 취해 달라"고 한다.
청도휴게소 잠시 정차를 한 후 소등을 하여 억지로 잠을 청하였는데 실내등 불빛에 눈을 떠보니 02:30분 버리미기재 고개를 올라가고 있다. 헤드렌턴과 바람막이 고아자켓을 입고 무릎보호대와 스틱 등 나름데로 철저한 산행준비를 하고 깜깜한 버리미기재에 서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버리미기”는 보리 먹이가 변형된 말로 보리나 지어먹던 궁벽하다는 뜻이 있는가 하면 “빌어 먹이다”의 경상도 사투리에서 비롯된 즉 빌어먹다가 버리미기재로 발음된 지명"이라 한다.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려 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02:40 철망펜스 옆으로 뛰어 내러서 어둠에 희미한 길을 찾아 가니 시거널도 보이지 않고 몇 갈래 길 흔적이 합류한다. 경사면을 오르며 작은 봉오리 몇개를 넘고 우회하며 간다.
연풍개인택시(011-663-0456)안내판도 보인다. 뒤에 오는 일행은 "개인택시 호출 할 때 막걸리와 안주 등을 시켜 후불로 계산을 하면 된다""고 한다. 119 조난구조표시판 4지점을 지나고 야간 조난시 좌표인 119솔라표시등 2개 지나 장성봉 정상석을 만져본다.
가파른 장성봉을 내러 첫번째 안부에서 주의를 요한다. 세갈레 길을 지나 막장봉, 절말 방향 이정표 따라 막장봉 절말 방향으로 간다. 여기서 자취잘못하면 쌍계구곡으로 가기도 하고 시묘살이계곡으로 빠질 수도 있다.
두갈래 길 좌측은 막장봉 길 같아 우측으로 조금 올라 속리산국립공원 출입금지 표지판을 지난다. 능선을 오르내리는데 달팽이바위 모양 바위가 불빛에 비친다. 무명봉을 넘자 여성 한분이 선두로 와서 생리현상 처리를 한다고 잠시 기다린다.
안부를 지나는데 음기가 느껴져 말로만 듣던 느낌을 받아 보기는 처음이지만 헤드라이트 불빛 행렬이 음기를 눌려 준다. 줄을 지은 불빛은 차량행렬 같기도 하고 야간전투 장면 같기도 하다.
매바위를 지나 악휘봉 갈림 삼거리 이정표에 악휘봉 10분 거리를 보고 대장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악휘봉으로 가면서 뒤 돌아 보니 몇 명이 따라 온다. 입석 촛대바위에 이르니 동쪽 마루금이 붉게 타 오르고 입석촛대바위와 어우려진 일출 광경이 가슴을 뭉쿵하게 한다.
이 코스는 장거리 힘든 코스라 대부분 악휘봉을 지나치는데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덕가산 2.4km, 구왕봉 4.1km로 새겨진 악휘봉 정상석 뒤 칠보산과 보개산 방향으로하늘이 붉게 타 오른다.
며칠 전 덕항산 구간 이틀간 우중산행 때 흠뻑 버린 옷을 세탁하면서 호주머니 디카를 물에 넣어버려 아름다운 광경을 담지 못해 아쉽다. 지나온 대간길과 가야할 능선이 파노라마치며 잠에서 깨어 귀지게를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신비스러움에 산행의 묘미를 만끽한다.
악휘봉 갈림길을 지나 은티재 하산 패말을 보니 이 구간 단독산행을 하면서 은티주막 백두대간쉼터에서 하루 밤 묵으며 대간꾼들이 머물다 간 흔적들을 느껴 보려고 하였는데 그 꿈이 사라진다.
뒤에 오는 일행이 "한국의산하 깃털님 아닙니까?". 어떻게 알았느냐 하니 "한국의산하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인데 요즘 산행기에 글만 있고 사진이 없어요." 한다. 예, 사진이 올라가지 않아 가급적 글을 상세히 써서 후답자들이 참고 할 수 있도록 합니다.
06:20 주치봉(683m)에 아침을 빨리 먹고 모두 일어서지만 홀로 느긋하게 먹고 일어선다. 햇볕이 들기 시작하는 깊은 산속은 산쾌하다. 앞뒤 일행에게 신경을 써지 않아도 된다.
오직 나의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 그리고 시원한 바람과 자연의 소리, 가끔씩 나타나는 기묘한 바위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능선들에서 불어온 자연의 향기, 등로변 쑥부쟁이 구절초 꽃이 반겨 상상속에서 꿈꾸며 그리던 모습들이다.
능선봉과 오봉정고개를 지나 구왕봉에 올라선다. 정상석(879m,2011.3.19설치)이 반듯하게 놓여져 그 동안의 서러웠던 명예를 회복한 것 같다. 시원스럽게 뻗어내린 희양산 암사면이 장관이다.
전망대에 서니 10여년 전 감회가 느껴진다.무명봉을 넘어 지름티재에 이르니 봉암사에서 세운 출입자 통제 초소에 지키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봉암사 방향 능선따라 말목울타리를 쳐 놓았다.
울타리를 설치하고 부터는 초소에 상주는 하지 않는 것 같다. 백두대간을 하는 많은 사람들의 민원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희양산 넓고 깊은 계곡을 막고 수련을 해야 참선이 된다며 전국 많은 절의 수행자들은 어떻게 수행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10여년 전에 희양산 산행 때 바위 전망대에서 본 봉암사와 희양산 흰 바위 사면은 그대로 있다. 구왕봉(877m)을 내러 60도 가까운 경사면을 몇 차례 자일을 잡고 희양산이 갈림 능선에 올라선다.
겨울 자일이 얼었을 때는 아주 위험할 것 같다. 조계종의 사유지로 무단출입시 산림법에 따라 과태료 50만원이라는 경구와 희양산 일원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었고 봉암사의 요청으로 출입금를 한다는 충북군수 명의 안내문도 있다.
숨이 가프고 팔다리에 힘이 빠져 간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달래고 있는데 선두팀들 어떤 일행들은 막걸리를 서로 건네며 자축을 하고, 어떤이들은 희양산을 가고 오고한다. 땀이 식을 무렵 배냥을 두고 희양산을 다녀 오기로 한다.
경사면을 조금 오르니 바위 능선이 이어지고 소나무와 바위절벽이 어루려진 시원한 조망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며 정상(998m)에 올라선다. 돌에 희양산이라 쓴 정상석이 반기고 신선한 곳을 침범한 불청객에게 까마귀 두마리가 "까~악"울어 된다.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를 서두르는 산하를 돌아보는 여유로움에 생리현상이 느껴져 넓은 바위 좌측으로 내려가 처리하고 올라 등산로를 만나 10여분 내려서니 능선 아래로 빠지는 것 같아 되돌아 갈림길까지 와서 오른쪽 능선 길로 3분 정도 내러가도 길이 희미해져 되돌아 갈림길로 와서 처음 내려 갔던 곳이 맞겠다 싶어 내러가는데 계곡이 나타난다.
이건 아니다며 당황해 지는 발 걸음을 추스리며 15분 정도 전력을 쏟아 되돌아 오르며 길을 찾지 못하면 후미도 가버렸을 것이고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백두대간을 이어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가까운 마을로 내려가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어디서 어떻게 잘 못되었는지 정상석에서 길을 되짚어 보기로 하고 정상석에 되돌아 가니 좌측으로 왔던 길이 있다. 통제구역 정상에 갈림길 몇개 등산로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지친 걸음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후미대장이 "낙동이냐"고 하여 대답하고 나니 뒤이어 후미그룹이 올라와 다소 힘이 솟아난다.
갈림길에 되돌아 와서 작은 봉오리를 넘어가니 부부산님이 힘들게 올라오며 "여보 천천히 갑시다."한다. 어디서 왔느냐고 하니 "이화령에서 올라왔다며 희양산을 간다"고 한다.
산성축담을 만나 따라가면서 언제 축성된 것인지 모르나 희양산 일원이 자연 산성으로 아주 좋은 형상을 하고 있어 산성이 축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조망도 없는 능선을 지루하게 가는데 이틀간 자지 못한 탓에 눈꺼플이 내려오고 깜박 졸음이 오기 시작하여 발걸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장거리 주야 산행을 할 때 잠이 최대 적이란 말을 체험한다. 888봉과 963봉 까지 은티마을을 좌측 가운데 두고 돌아가는 형국이다. "은티마을은 여근곡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구간을 하면서 은티마을이 전략적 요충지인 것이다.
이만봉을 50분 이정표에 이르니 산님 한 분이 지도를 가지고 내려오고 있어 어디를 가느냐고 하였더니 "낙동산악회 백두대간 2기를 졸업하고 9정맥 후 다시 백두대간 남진을 하기 위해 이화령에서 4시간30분 소요하여 왔다"고 한다.
시루봉 갈림길을 지나 이만봉(989m)을 힘겹게 오르니 정상석이 반기고 119구조안내판 옆에 앉아 배를 먹고 있으니 일행 한 분이 올라와 인증샷을 부탁해 배를 나누어 먹고 간다.
곰틀봉을 힘겹게 올라 백화산과 지나온 희양산을 조망하고 고사리밭등을 지나 사다리재를 지나니 일산유유자적팀 한 무리가 내려와 어디로 가느냐고 하니 사다리재로 하산을 한다는 말을 듣고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앞서 가던 일행이 등로에 앉아 무릎에 스프레이파스를 뿌리고 있다. 장거리 산행에서 무릎에 많은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필자도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라 산행시작부터 무릎보호대를 착용하여 많은 효과를 느꼈다.
981봉에 오르는데 후미 대장이 따라와서 "백화산에서 기다리겠다"며 지나간다. 뒤에 몇 명이 오고 있느냐 하니 "4명이 있다" 한다. 앞서 가던 후미대장이 부부산님에게 지도를 설명하고 있어 다시 대장을 지나쳐 981봉에 오르니 한무리 산님들이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어디서 본 수염 긴 60대 산객을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보았는지 알송달송하다.
평전치에서 간식과 물을 충분히 먹고 배냥을 배개삼아 10분 정도 누워 쉬고 나니 좀 낫다. 백화산 나무표시안내목이 있는 981봉 뇌정산 갈림길을 지난다. 백화산이 다왔다고 오르면 무명봉이기를 몇 번 되풀이 한 후 정상(1063.5m)에 서니 앞서간 일행들 4분이 사진을 찍고 있다.
오늘은 날씨가 싸늘하여 물을 꺼내기 싫어 먹지 않고 가기 좋은 상황이다. 산행을 하면서 억지라고 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수칙을 지킬려고 생수 작은통 3개째를 꺼내어 먹는다.
백화산 정상은 지난번 갔을 때와 달리 나무가 자라 전망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느끼며 내려 비교적 평탄한 능선을 이어 가는데 바위지대가 나타나 내리고 오르고 하여 낮은 봉오리를 넘으니 평탄한 길이다.
황학산 오르기 전 일행 한 분이 쉬고 있어 옆에 앉자 물을 먹고 있으니 초코파이, 과자, 오징어를 주어 나누어 먹으면서 밥 맞이 없어 점심을 굶어 찾아 온 허기를 충전하고 황학산을 넘어 평탄한 능선을 가는데 작은 연못이 나타나고 연못 가운데 나무가 자란다.
나무 한 그루는 넘어져 뿌리를 드려내고 있고 가지에 시거널 두 개가 붙어 있어 누가 연못에 들어가 매달지는 않았을 것인데 궁금증이 간다. 황학산을 넘어 같이 간식을 먹은 일행 한 분이 머리가 아프다며 나무에 머리를 대고 너무 지친 모습이라 뒤에 후미 대장과 일행들이 오고 있으니 좀 쉬었다 오라고 하고 길을 이어 간다.
2개 헬기장을 지나니 멀리 중부내륙고속도로 다리구간이 나무 사이로 보였다가 사라지고 길이 좋고 걷기도 지루하고 같은 근육을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다른 근육을 사용하기 위해 천천히 뛰면서 간다.
작은 정상석이 있는 조봉에 다다러 다왔다는 생각에 지도를 보니 아직 이화령이 50분 소요 거리라 서둘려 681.3봉을 오르내리니 차소리가 들려오고 군부대초소를 우회하여 이화령 도로에 내러 산행을 접는다.(16:40)
이화령에 이르니 백두대간 이화령이란 큰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터널이 개통되기 전에는 이화령을 넘는 차량이 많았지만 드라이브 차량과 등산 관광버스 정도가 이용하는 편이다.
문경시는 2007년 일제가 지은 이화령 지명을 폐기하고 우리의 고유지명인 "이웃릿재'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반갑게 맞이하여 주며 주는 씨락국밥과 막걸리에 돼지껍데기 한 점 안주하여 두 잔으로 허기와 갈증 그리고 피로 회복을 기대하며 차에 오르니 회원 몇 분이 "오늘 산행에서 알바를 했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은티재로 내려 갔다고 하고 어떤이는 시루봉 방향으로 가기도 했다고 한다. 필자는 오늘 산행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했지만 묵언이다.
산에서 한 번 실패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련이 남아 재도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니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확인 후에 행하여도 늦지 않다.는 지혜를 얻는다.
지금 대간종주중이신가요?
안그래도 근래 사진이 없어 궁금하더니
그런 사유가 있었군요.
아뭏던 그 험한 산길 오르내리시는 열정 대단하십니다.
한 걸음 한걸음 안산 기원드리며
즐거운 산행 함께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대간을 12년 전에 시작하였지만 시간 날 때마다 땜빵을 하다보니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9정맥을 하였지요. 대간도 이제 1구간만 땜빵을 하면 완주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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