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진조산 구간 종주기
2009. 9.28.
위치 경북 울진군, 강원도 봉화군, 삼척시
깃털 단독
코스 석개재-용인등봉-진조산-답운치
거리및소요시간 도상거리 24km, 실거리 26km 9시간30분(알바포함)
낙동정맥 전 구간을 종주하였지만 이 구간은 지난번 천의봉에서 석개재까지 할 때 다음 날 하려고 계획을 하였으나 여름철 도상거리 약33km 먼 거리를 산행하다 보니 사타구니 피부가 헐어 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루었던 구간이다. 이제 날씨도 선선하고 춥고 해가 짧기 전에 하여야 하기에 산행에 나선다.
부산역에서 강릉행 22:10발 무궁화호 열차 좌석에 앉으니 옆에 20대 초반 상주 거주 남자가 부모님 급한 호출을 받고 간다는 것이다. 손에 들고 있는 등산계획서를 보고 “좋은 취미를 가졌습니다.” 한다. “예 뭘 없는 시간 쪼개고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지요” 하였더니 “저는 등산을 좋아하지만 몸이 약해서 못하고 있어요” 한다. 필자가 “몸이 건장한 것 같은데요. 하자, 남자는 "아닙니다. 뇌막염을 앓아 죽다가 살아났지요." 한다. 필자는 상주에 대해 좋은 추억과 나쁜 기억을 이야기 하던 사이 열차는 왜관을 지나고 빈 자리가 하나둘 늘어나 빈 자리를 찾아 다리를 펴고 잠을 청한다.
첩첩산중 밤낮 장거리 홀로 산행을 하려면 눈을 좀 붙여 두어야 하였다. 졸다가 깨고를 반복하던중 상주에 젊은 친구가 내리고 알람을 맞추고 마음을 놓고 졸음을 청한다. 04시 알람에 정신을 차리고 내릴 준비를 하고 있으니 “석포역에 내리실 고객은 잃어버린 물건이 없는지 살펴시고 안전하게 하차하여 안녕히가십시오” 맨트를 듣고 작고 적막이 감도는 석포역에 내리니 열차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혼자 작은 역사에 들어서 역무원에게 화장실을 여쭈어보니 돌아가 불을 켜어준다. 석포 개인택시 이학형(011-538-6272)씨에게 도착하였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하여 등산 준비를 하고 있으니 왔다. 어둠이 깔려 있는 시골 작은 석포면소재지를 지나 석개재로 향하는데 “공장에서 연기가 많이 오르고 있네요 하였더니 연기가 아니고 수증기인데 아연제련공장이다”고 한다.
석포는 아연제련공장 때문에 석포면소재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개재에 오르는 도로옆에 고랭지채소밭 집이 두채 있고 조금 더 올라 20여분에 걸쳐 석개재에 하차하니 하늘에 별 하나 없는 그뭄 밤 사방이 암흑천지다. 택시는 어둠 속에 필자를 홀로 남겨 두고 사라진다.
랜턴을 밝히고 등산로 들머리를 찾아 우측 임도를 따라 20여분 가다가 등로와 임도가 가까워질 때 임도를 버리고 등로로 들어가면 된다는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따라 등산로에 오른다.(05:00)
조금 후 산죽길이 나타나 스틱으로 산죽을 헤치고 렌턴을 비추며 조심스레 가면서 “한국의산하 무원마을님이 이길을 가면서 갑자기 후따닥 하는 소리에 놀라 보니 멧돼지가 도망을 가는 소리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생각이 난다. 1시간 쯤 갔을 때 어디에선가 무슨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다가 들리지 않기를 반복한다.
오직 랜턴과 스틱 하나로 의지하면 가다보니 긴장이 많이 된 것 같구나 하면서 귀를 의심하여 본다. 묘지가 희미하게 보여 혹시 도깨비들의 소리인가 하면서 그래도 죽기 아니면 살기지 뭐 별일이야 있겠어 어차피 들어선 몸인데 하면서 마음을 굳게 먹는다.
긴 산죽길이 끝나고 능선을 올라 989봉을 내러서 가니 또 산죽길이다. 산죽길을 반복하다 오르막을 오르니 상당한 고도감를 느낄쯤 조난자위치추적표시판이 나무에 걸려있다.(05:50) 어둠이 서서히 걷혀 오는 것을 느끼며 좌측으로 내렸다가 다시오르기를 반복하던 사이에 뽀족한 능선 용인등봉(1124m) 패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패말 옆에 깃털 시거널 하나 걸고 아침을 먹는다.(06:26)
바람이 차가워 옷을 하나 더 걸치고 주변을 보니 단풍이 물들기를 시작하는 것 같다. 금년 단풍은 때깔이 곱지 않을 것 같다. 끝이 말아 들어가는 현상이 많이 보인다. 금년에 비교적 가뭄에다 긴 여름 탓인가. 좋은 단풍을 기대해 본다. 용인등봉에서 찬란한 태양을 맞이하려고 하던 꿈은 비를 가지지 않은 구름에 가려 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햇볕도 나지 않고 바람도 선선하여 등산하기 좋은 날씨로 시간당 3km가는 것은 무난할 것 같다. 불빛에 나타나는 시거널을 주위깊게 보면서 안동산악회 문지골6폭포 패말이 걸려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간다. 랜턴을 꺼도 될 것 같았지만 발 아래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켜고 간다.(07:10)
997.7봉(삼각점 장성455 재설2004)을 내러서 골짜기가 완전 밝아서야 렌턴을 커고 스틱으로 산죽과 잡목을 헤치고 내러서니 삿갓재 임도다.(07:48) 비포장 임도로 차량출입을 금한다고 출입통재판이 세워져 있고 강원도와 경상북도 경계로 이제 경북으로 들어가게 된다. 삿갓봉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없고 우측 임도를 1km정도 따라가다 좌측 안부쪽으로 시거널이 붙어있어 들어가니 산죽길이 다시 시작된다.
무명봉을 내러서 다시 임도를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임도를 가파르게 내러서는 곳에서 좌측 등산로에 들어가 다시 임도를 내러서 임도따라 우측으로 올라간다. 200m가량을 올라가니 소광 석포 전곡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울진군에서 세운 국유임도 표지석 방향 소광리로 내러가다가 구간 도로포장이 끝날지점에서 우측 등산로에 들어간다.
등산로 잡목에는 가을빛이 역역하고 제법 가을다운 운치를 보인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10여분 내러서니 임도다. 임도를 가로질러 올라서 보도블록이 있는 무명봉을 지나 갈림길에서 직진 능선길에 정맥대간 산행을 자처하는 모산악회 리본이 하나 나무에 걸려있다.
우측에 많은 시거널이 있는 길은 무명봉을 우회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직진하여 헬기장을 내러서 안부에서 길이 희미하고 산짐승들이 잠을 잔 흔적들이 있고 길은 점점 희미해져 우회길이 아닌 것을 깨달고 되돌아 나와 귀중한 25분을 소비하고 길이 아닌 곳에 시거널을 잘 못 붙였으면 제거를 해야지 하는 원망 아닌 원망을 한들 무엇하겠냐! 시행착오를 안을려면 준비를 철처히 해야지 모두 준비 부족 내탓인데.
등로에는 오래 전에 불이 났는지 큰 나무들이 탄 흔적들이 간간히 보인다. 폐헬기장을 지나고 능선을 내러선다. 조림지역을 지나 전망이 좋은 능선에 올라 삼각점을 확인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조망을 구경하던 중 건너편에서 인기척을 느낀다.(11:58) 능선을 내러 다시 올라 헬기장에 이르니 군산 1대간9정맥종주팀 30명을 만났다. 캄캄한 05:20경 멀리서 들러오는 소근거림 주인공들인 것이다. 새벽3시에 석개재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반갑게 한국의산하 깃털이라고 인사를 나누고 20여분 같이 가다가 차 시간이 급해서 먼저 가겠다고 하고 앞으로 나간다. 그러니까 2시간 먼저 산행을 시작한 팀을 7시간만에 추월을 한다.
폐헬기장을 올라 내러서 잣나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란 곳을 지나 한나무재 임도에 내러선 후 30분을 올라 진조산 정상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들어갔다가 내러가면 우회길과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거널이 보이지 않아 경험으로 봐서 쌍봉이 있는 정상으로 되돌아 나온다.13:06)
내리막을 24분 정도 내러 굴전고개 임도 건너 올라서니 잘생긴 큰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도열해 있고 이어서 잡목지대 등로를 빠져나오니 쭉쭉뻗은 조림지역이 나타나고 얼마후 철탑을 지나니 멀리 답운치 올라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서 소천개인택시 김진학(011-501-7676)씨에게 콜하여 답운치에서 현동역으로 가서 15:25 강릉에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하였더니 30분정도 기다려 달라고 한다. 산을 내려가면 택시 도착시간과 맞아 떨어질 것 같아 헬기장을 지나 산죽길을 헤쳐 빠른 걸음으로 답운치에 내러 구간 완주 성취감에 잠긴다.(14:30)
○ 산행후기
콜택시 요금 2만원을 지불하고 현동역에 내려 기차표(20,600원)를 구입한다.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 세면대에서 땀을 씻고 오물을 털어내고 복장을 갖추고 15:35분 5시간20분 소요 20:55분 부산 도착 기차에 올라 황금빛 들녁과 아름다운 우리산하를 바라보면 사색으로 피곤함을 잊는다.
● 산행 이미지
낙동정맥 무명봉에 단풍
무명봉에 가을이 왔다.
단풍으로 갈아입는 정맥길
자연이 살아숨시는 강원도 땅!
석개재 홀로 남겨두고 사라지는 택시 불빛
조난자위치추적표지판이 위안이 되고.
여명이 밝아오는 용인등봉
삿갓재
산죽밭 정맥길
임도 삼거리
지나온 정맥 능선
무명봉 삼각점
군산 1대간9정맥 종주대
한나무재
진조산(908.4m) 정상
조림지대
굴전고개
굴전고개 능선에 올라 본 소나무들
조림지대
철탑
답운치
감사합니다. 깃털
-오늘 산행중 느낀점-
- 모든 일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처음 상황파악과 기준만 잘 잡으면 일이 일관성있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 몸과 마음이 느슨하면 쳐지기 마련이다. 걸음에 긴장을 놓으면 쳐지고 싶기 때문이다.
- 계획은 철저하게 수립할수록 시행착오를 줄인다.
-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
벌써 낙동종주를 완료하셨는지 알았더니 땜방 구간이 남았었군요.
무원마을도 남은 낙동길을 이어가야하는데...
직장 근무형태가 다시 주 5일제로 바뀔때까지는
한북에서 가지친 8지맥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날씨가 산행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 온 것 같습니다.
이어가는 산행길 항상 안전하고 멋진 산행되셔요.^^
그리고 한북 8지맥 후 낙동길에서 만날 날이 있겠지요.
한 구간을 남겨 놓고 향상 찝찝하게 생각되었는데
이데 잠이 잘 오네요.
환절기 건강 유의 바랍니다.
고생한만큼 덕분에 구경잘 했습니다.참 건강하다는것은 행복인것같아요.
자기가 다니고싶어도 못 다니는 그사람의심정이 어떨까요?깃털님 옆죄석에 앉자계신분이 생각나네요.
항상 안전 산행하시길 바라면서.....좋은하루 되세요.
염려덕분에 무사히 잘다녀왔습니다.
월요일 출근 해보니 간이 많이 커져 있었습니다.
서부전선에 이상 없었다는 보고라고 할까
이제 낙남 마지막 구간을 가야 할텐데
동행자 없이 또 혼자 가야할 처지네요
동행자만 있다면 업고라도 갈 것 같은데
하지만 나와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없을 것 같습니다.
향상 행복한 날 되기바랍니다.
이제 낙남 마지막 구간을 제가 함께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마음만으로 함께 할께요.대신 깃털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안전산행 잊지마시고 조심 또 조심하셔야됩니다.
10월달을 맞이하면서 가을엔 더 좋은 산행 하시길 바랄께요.^^
좋은 하루 되세요.
10월.6-7일 우보에서 영남알프스 1박2일 산행을 간다고합니다.
1인당 소주 1.8리터를 먹을 것을 예상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술 먹는 산행은 맞지 않아 그날 낙남 마지막 구간이나 갈까합니다.
하루에 끝내기에는 너무 높고 큰 산이라 지리산 거림에서 민박을 하고 새벽에 영신봉을 올라 일출을 볼까 합니다. 낙남정맥길 영신봉에서 길마재까지 도상거리 18키로와 접근거리 모두 합해서 도상거리 약26키로, 실거리 32키로 약 80리쯤 되는데 대중교통 시간을 맞추려니 산행 시간에 쫓길 것 같아 좀 부담이 되네요.
들국화님도 날마다 좋은날 되세요.
깃털님께서 좋아서 하시는일이니 힘들고 피곤하시더라도 잘 견디시고 안전 산행 하시길 바랄께요.
전 마음만으로 함께 동행하겠습니다.
일출을 보실려면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부담 갖지마시고 여유있는 산행 하시고 오시길 바랄께요.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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