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

백두대간 우두령에서 석교산, 백수리산, 덕산재 구간 종주

기틀 2023. 3. 9. 19:36

일시:2010.9.18.

위치: 김천 대덕 덕산리,부항면 해안리, 충북 영동 상촌면 물한리, 전북 무주 설천 대불리

누구:깃털 단독, 코스: 우두령(720m)-석교산(화란봉,1062m)-삼도봉1176mm)-백수리산(1030m)-부항령(680m)-덕산재(640m), 소요시간10시간

거리 23.4km(나무목 이정표 23.4KM(우두령-10.8KM-삼도봉-12.6KM-덕산령), 구간 지도와 GPS 24.55KM.

 

일상을 떠나며 배냥을 질머진 산님들을 보면 동질감이 느껴진다. "바람의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돌다" 저자 "한비야"는 지구상에 또 한나의 민족이 있다고 한다.  배냥을 매고 전세계를 여행하는 "배냥족"을 말한다. 이들은 보기만 해도 동질감을 느끼고 각국의 여행자 숙소에서 만나 정보교류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그들만의 동족 생활을 한다. 서로를 필요로 하며 순수하고 유익한 생활이다.

 

하늘에 밝은 달이 어둠을 비추고 가을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머나먼 길을 떠나는 길에 비치는 달빛은 집에서 보는 것 보다 더 밝고 가슴에 다가온다. 부산발 서울행 마지막 열차는 네온싸인의 거리를 빠져 김천으로 달린다. 창밖 낙동강은 어둠속에 고요히 흐르고 하나둘 꺼져 가는 마을 불빛은 새벽을 예고한다. 눈을 깜아도 잠이 오지 않고 종착지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새벽공기가 시원한 아담한 김천역사를 나와 피시방에  들어 가니 공기가 답답하다.

 

02시 피시방을 나와 찜질방을 가려고 찾으니 걸어가기 다소 먼 버스터미널 부근에 있고, 찜질방 특성상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아 역사 옆 쉼터 장의자에 진을 치던 노숙자들이 사라진 후 장의자에 누워 보니 춥고 불량배들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거슬린다. 노숙자가 된 생각이 들어 타올로 얼굴을 덮고 눈을 깜으니 이런 저런 생각에 잠못 이루고 새벽4시 알람을 맞이 한다.

  

하산 시간에 대중교통이 편리한 덕산재를 날머리로 정하고 역사 앞 택시승강장 기사에게 구성면 마산리 우두령을 가자고 하니 잘 모른다며 다른 기사에게 여쭈어 본다. 거창 가는 곳이니 영동 가는 곳이니 헷갈리어 영동 고개로 가자고 한다. 요금이  3만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하여 메타기 요금으로 결정하고 구성면사무소를 지나 논스톱으로 달러 마산리에서 901번 지방도로에 진입하여 고개를 올라 우두령에 차를 세우니 예상보다 많은 요금(32,000원)이 나왔다.

  

05시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금강 물한리계곡과 낙동강의 수계 우두령(질매재) 하늘에 별이 가깝게 초롱초롱 빛나고 "소"의 형상 조형물과 동물이동료, 교통표시판이 우두령임을 알린다. 택시기사는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차에 내려 "하늘을 보며 별이 밝고 공기가 맑구나!" 하며 기지게를 켠다. 택시가 사라진 자리에 어둠은 더욱 찢게 깔리고 공허함이 찾아든다.

 

가야할 길이라면 한발짝이라도 빨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랜턴을 켜고 "소" 조형물 뒤 들머리에 들어선다(05:20).우두령은 산의 모양이 "소"의 "길마"혹은 머리 형상과 비슷하여 붙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동물이동로 편스에 많은 선답자 리본이 있어 흔적을 남기고 렌턴 불빛 따라 매일우업 농장 철조망을 지나 헬기장에 올라서니 여명이 감지된다. 석교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려고 발걸음을 재촉하였으나 삼각점이 있는 814.6봉을 우회한 안부 나무사이로 유난히 붉은 일출을  맞이한다.  대간에서 일출은 가슴벅차며 산행의 묘미고 으뜸이다. 일출을 보면서 석교산 정상에 올라 서니 조그만 정상석과 시거널이 반기고 거침없는 조망이  피로를 날린다. 

 

남쪽으로 가야할 대간길이 파노라마 치고 1200봉 넘어 삼도봉 옆으로 바위 모양이 쌀겨처럼 생겼다여 붙어진 석기봉(1200m), 민주지산(1242m)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상 아래  말끔하게 벌초된 봉분 없는 묘지를 지나 10여분 내러 다시 올라 자일을 잡고 1200봉에 선다. 아래 해인동 마을이 평화롭고 지나온 석교산이 손에 잡힐 듯 하고 가야할 1175봉, 1111봉, 삼각점이 있는 1089봉 능선이 꿈틀거린다.

 

폐광지역으로 땅이 침몰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어 조심하라는 안내판과 대야리 약초작물(블루베리 등) 재배지로 무단출입금지 경고판을 지나 밀목령에 내려 선다. 삼각점과 큰나무목 이정표(삼도봉 2.86KM)에 밀목령이라고 써 놓았다. 1.2KM 올라 1123.9봉에서 "배"를 먹으며 쉬고 있는데 40대 남자 산님이 힘겹게 올라와 "반갑습니다"고 인사를 하며 "쉬었다 가라"고 하였더니 "괜찬다"며 지나가고 있어 "언제 어디서 출발을 했느냐"고 했더니 "새벽5시 부항령에서 출발하였다. 절반은 왔지요" 묻는다. 지금까지 거미줄과 날파리 공격에 얼마나 시달려 왔던가! 앞서 온 산님이 모두 제거하고 왔으니 거미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한 산님도 마찬가질 일 것이다.

 

날파리를 쫒기 위해 싸리채를 만들어 양 손에 스틱과 함께 잡고 얼굴을 향하게 하고 간다. 싸리채가 날파리를 쫓는 역활을 톡톡히 하여준다. 능선을 오르내려 헬기장을 지나 산악위치 표지판 민주지산 제1지점 안내판과 이정표(황룡사 3.5KM, 삼도봉 0.9KM,해인리 2.3KM)가 있는 삼마골재에 이른다. 나무계단을 힘겹게 삼도봉(화전봉)에 올라 서니 삼도봉대화합기념탑(1990.10.10.건립)이 반긴다. 탑은 거북이 위에 용 3마리가 검은 여의주를 받치고 있고 옆면에 충청북도 영동군, 전라북도 무주군, 김천시 금릉군 표지석이 붙어 있고 유래를 읽어본다.

 

삼도봉은 신라와 백제 국경으로 1414년 조선8도를 나누면서 이 봉우리에 3도가 나누어져 붙어진 것이라고 한다. 김천시에서 60km 백두대간 종주대회 스템프 비치함을 보니 굉장한 체력를 가진 사람이 많구나!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북쪽으로 석기봉,민주지산,각호산 능선이 고만고만하고, 서쪽 희미한 북덕유산 능선과 동남쪽으로 남덕유산,금원산, 기백산, 가야산,수도산,별유산,비계산,의상봉이 산수화를 만들고 남서쪽 적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정답기만 하다. 10여년 전 겨울 민주지산에 올라 석기봉과 삼도봉을 거쳐 물한리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폭설에 딩굴은 추억이 난다.

 

 산도리코대간팀 한 분은 대간 산행을 하고 해인리 고향으로 하산 할 것이라고 한다. 안부 해인리 방향 50여미터 내려 산삼약수를 보충한다. 등로변 여러가지 버섯과 빨강, 노랑 싸리벗섯이 자주 눈에 띈다. 흰 싸리버섯은 식용이나 빨강,노랑 싸리버섯은 독성이 강하다. 1118봉,1132봉,박석산(1170.5m), 973봉을 오르내려 백수리산(1030m)에 이른다. 백수리산은 무주 설천면에서 볼 때 눈이 많이 쌓여 수리를 닮은 이 봉우리가 하얗게 보여 백수리산으로 불러졌다고 전한다.김천산꾼들이 세운 정상석이 삼도봉을 굽어보고 있다.

 

헬기장을 700m 내러 덕산재(6.7km) 삼도봉(5.9km) 이정표가 있는 960봉에 올라 조망을 돌아보고 부항령(釜項嶺) 이정표(덕산재 5.2km, 삼도봉 7.4km)가 있는 공터에 내러선다. 아래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쑥병이 마을과 김천시 부항면 어전리 가목마을을 잇는 고개 삼도봉터널(1089지방도)이 지나고 있다. 부항령터널을 삼도봉터널로 부르게 된 내력이 있다고 한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에 걸쳐 있어 부항령터널 이라고 부르게 되니 전라도 사람들이 소외를 느낀다고 해서 궁여지책으로 이곳에서 떨어진 삼도봉 이름을 빌려 명명했다고 한다. 

         

부항령에서 만나 50대 남자 산꾼은 해인산장(011-555-2419)에서 쉬어 삼도봉을 이어 가겠다고 한다.  환갑을 넘긴 산악인이 운영하는 해인산장은 산꾼들에게 분위기가 정갈하고 저렴한 숙박료(1인10,000원,1식 4-5천원, 교통지원비?)로 알려져 있다. 부항령은 고개의 동쪽 부락인 가목(가매목)마을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마을이 위치한 곳의 형상이 가마솥 같다 하여 가매실로 불리다가 한자인 부항(釜項)으로 바뀌었다. 우리말로는 '가목'인데, 이는 가매목에서 중간의 매자를 버리고, 가목이라 한 것이다.

  

등산로가 정비되고 편의시설이 있는 853.1봉, 838.7봉을 오르내리며 조망을 즐기고 침엽수림과 전망대 아래 폐광터를 지나 덕산재에 이른다. 매점은 약사여래불 산신당으로 변하고, 표지판에는 대덕 8KM, 무주와 김천을 안내하는 교통표지판이 세워져 있고 백두대간 덕산재 해발644M 표지석 주변에 코스모스가 피어 분위기 돋우고 있다. 무사히 완주한 성취감과 함께 산행만큼 정직함이 없다는 교훈을 느낀다.

 

○ 에필로그

 이 구간은 이정표가 잘 설치되고 길이 뚜럿하여 조금만 주의하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저 봉오리만 넘으면 되겠지 힘을 다하면 더 높은 봉오리가 있기를 반복하여 몸의 진을 뺄대로 빼고 나서야 날머리를 허락한다. 지도에 표기된 1000고지 이상 봉우리10개, 800고지 이상 6개를 오르내렸다. 

 

10시간 동안 호젓한 능선과  가시넝굴, 칡넝굴, 소나무 잎이 양탄자처럼 깔린 길을 원 없이 걸었다. 덕산재에서 호두수매를 다니는 차량 히치에 성공하여 대덕으로 향한다. 오래동안 산에 있다가 속세로 나서는 마음이다. 대덕에서 시내버스로 김천역으로 가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창밖 들판을 보며 보름 정도 자연자연속에서 지낸 듯한 에너지를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간다.(15:20)

 

교통편 : 김천-대구 10분 간격, 김천-거창 30분 간격 직행버스 운행, 대덕정류장슈퍼(전화 054-435-1009),대덕개인택시 기사 ☏011-827-1727, 무풍개인택시기사 ☏011-655-4530, 거창군내버스(전화 055-944-3720) 이용, 덕산재에는 김천에서 07:10 무주 행이 있고 소요시간은 50분이다.

 

○ 산행이미지

    ◆ 우두령 조형물

  ◆ 석교산 일출

  ◆ 석교산 정상

  ◆ 대야리계곡

  ◆ 구절초

  ◆ 넝굴 얼킨 등로

  ◆ 빨강 싸리버섯(독버섯)

   ◆ 밀목재

  ◆ 삼도봉  

  ◆ 삼도봉 대간 백수리산 조망

 ◆ 산삼약수

  ◆ 박석산 삼각점 무풍304(1170.5m)

   ◆ 백수리산 조망(삼도봉 석교산)

   백수리산에서 민주지산으로 S자로 꿈틀거리는 능선(맨뒤 우에서 좌, 희미한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 

  ◆ 백수리산

  ◆ 부항령

  ◆ 833봉  

  833봉 무풍 금평리

  ◆ 덕산재  

 감사합니다. -깃털- 

 
2010.09.24 08:16
깃털
한국의산하 가족님들!
가을빛에 곡식이 결실을 재촉합니다.

즐거운 추석! 정다운 만남!
오래 간직하고

가을 빛속으로 
들어가 자연에 동화 되어봅시다.

즐거운 산행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