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스러운 물봉선꽃
2010.8.7.
충북과 경북 도경계(괴산군 칠성면, 문경시 가은읍, 상주시 화북면)
구정맥대간팀 합류
코스 및 거리 버리미기재(490m)-곰넘이봉(733m)-미륵바위(약720m)-불란치재(약500m)-촛대봉(668m)-촛대재(약560m)-대야산(930.7m)-밀재(약680m)-집채바위(약800m)-849봉-854봉-881봉-고모령(737m)-의상골삼거리(약900m)-조항산(951.2m)-갓바위재(769m)-801봉-858봉-960봉삼거리(약940m)-880봉(전망바위)-청화산(970m)--늘재(371m), 도상거리 20.5km
산행시간 02:30~12:05 = 9시간35분 소요, 자일에 의존하는 암릉구간이 많아 지체됨
특성 암릉구간이 많고 조망이 뛰어나며 주의를 요함.
날씨 및 산행 여건 흐리고 폭염주의보 발령(최고기온 섭씨 34c)
오늘은 입추이고 내일은 절기상 더위의 끝을 알리는 말복이다. 더위가 갈수록 맹위를 떨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3시 문경시 가은읍으로 향하는 버스 내에는 비장한 분위기가 감돈다. 회장은 더위에 험한 구간을 가기 때문에 서로 도와서 안전하게 산행을 할 것을 당부한다. 폭염 속 장거리 험한 구간을 할 것을 생각하니 비라도 한바탕 내려 주기를 바랄 뿐이다.
02:30분 어둠을 뚫고 달려온 버스는 버리미기재 913 도로에서 대원들을 쏟아낸다. 어둠 속에 대야산휴양림 3km 야광 표시판과 공원지킴이집만 보일 뿐 암흑천지다. 고요히 잠든 산에 번쩍거리는 헤드라이트 불빛과 발자국 소리가 정적을 깨운다. 10여분 된비알 헬기장에 올라 후미를 확인하고 무명봉을 내러 서니 30여 미터 되는 직벽이 앞을 막는다. 비쳐주는 불빛을 따라 한 사람씩 자일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러 서니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촉촉한 등로에 간혹 나뭇잎 물방울이 땀방울에 스칠 때 시원한 감촉을 느끼며 암릉을 몇 번의 자일을 잡고 올라 전망대에 서니 아름다운 산하가 초승달(손톱달) 별빛 아래 희미하게 비친다. 아쉬움을 느끼며 곰넘이봉과 무명봉을 지나 미륵바위 직벽 가까운 암릉길 자일을 타고 내린다.
우측 아래 마을인 듯 불빛이 아늑하고 불란치재를 지나 촛대봉으로 오른다. 촛대재를 지나 고도를 높이니 운무 속에 여명이 감지된다. 대야산 정상부 50여 미터 직벽이 나타난다. 앞 선 산님이 머뭇거리며 소매가 짧아 팔을 다칠 것을 염려하며 용기를 내지 못하더니 뒤에 밀려드는 대원들을 의식하여 힘들게 용을 다한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어렵게 선 전망대는 산골짜기 봉우리마다 구름이 넘실거리고 엷게 비치는 여명에 운무가 산 능선을 넘어가는 것이 장관이다.
변화무상한 운무는 대야산 정상을 삼켜 1미터 앞에 정상석 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을 디카에 담고 조망을 살펴보아도 구름 속에 떠 있는 기분뿐이다. 정상을 비켜 멋있는 소나무 아래 앉아 신선이 된 듯 감회에 젖으니 정상부가 왁자지껄하여 자리를 내어 주고 중대봉과 가야 할 대간 길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를 내러 계곡 같은 좌측 능선에 붙어 내러 서 큰 바위를 만난다.
무명봉 용추계곡과 밀재 이정표 따라 밀재에 이르러 악휘봉까지 야생동물 등 보호를 위해 출입금지구역이 설정되었다는 표시판을 읽어본다. 대야산에서 청화산까지는 충북과 경북의 도경계이다. 06:30분 선선한 바람이 넘나드는 무명봉 갈림길에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아침을 먹고 집채바위를 올라선다. 조망이 열리고 암릉능선 길이 시작된다. 마귀할미통시바위를 지나 전망에 서니 괴산군 방향 능선과 골짜기에 내러 앉은 운무에 피로가 사라진다.
나무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운무 비경에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 고모령에 이르니 앞서 간 일행들이 쉬면서 10미터 아래 석간수가 "죽여준다"라고 하여 내러 가니 맑기가 그지없다. 그러나 수량이 적어 갈수기에는 마를 것 같다. 웬만하면 검정되지 않은 약수 물은 잘 먹지 않는 필자이지만 한 모금하고 구름 사이로 햇볕이 숨바꼭질을 하니 더위를 느껴 빨리 산행을 끝내야 하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지니 얼음물에 연거푸 손이 간다. 몇 개의 무명봉을 넘고 물을 계속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자 비상식량 이온음료를 처방한다.
조항산 정상에 이르니 전북에서 온 산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석과 삼각점을 확인하고 조망이 뛰어나기로 알려진 전망바위에 서보니 운무에 가려 지나온 대야산과 중대봉, 둔덕산, 시루봉, 가야 할 청화산 속리산 방향 조망이 아쉽다. 헬기장을 지나 의상저수지 갈림길에 "갓바위재 769m. 힘내세요. 둘산악회" 팻말을 보고 힘차게 오른다. 암릉과 소나무, 운무가 어우러진 비경에 더위를 잊으며 청화산 정상이라고 올라서니 정상은 저 멀리에서 손짓한다.
저 봉우리가 청화산 정상 일 것이라고 올라서니 정상이 아니기를 몇 번 반복 후 산님들이 북적이는 작은 정상석을 어루만진다. 운무가 다소 벗겨진 조항산 대야산 시루봉 능선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어드니 누군가 "등산은 지나온 능선을 되돌아보는 맛이다" 말이 머리를 스친다. 원추리, 물레나물, 송장풀 등 꽃이 핀 야생화 밭 헬기장에서 웅장한 속리산 주능 풍경을 바라보며 디카를 눌러 된다.
속리산 조망처 정국소원단에서 소망을 기원하고 장거리 산행 마지막 단계 "다리에 힘이 빠졌을 때 조심해서 걸어라"는 준칙에 따라 스틱을 앞으로 짓고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러 북쪽 한강과 남쪽 낙동강 분수령 늘재에 내러 성황당 유래비와 늘재 발원문을 읽어본다. 발원문 글이 좋아서 여기에 옮긴다.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백두대간 줄기찬 기상이 한반도를 이루고 그 중심부 청화산 정기고여 삼파수가 흐르고 오복 고을에 당이 있어, 천지신명이시여 간절히 고하오니 우리 칠천만 동포의 소원 평화 통일 이루어 살기 좋은 금수강산 축복받는 나라건설 행운에 날개 달아 꿈과 희망 용기를 키워주고 오가는 길손에 아무탈없이 사랑과 정이 어울여 화합 단결 한민족 하나되어 한없는 저력과 기량으로 새로운 문화예술 갈고 닦아서 오대양 육대주에 서광이 비취어 만사형통하고 일취월장 하야 권위선양 만방에 휘날리며 모든이의 소망 기필코 성취해서 행복한 세상 내고향 지킴이가 승승장수 하여 영광스런 대한민국 길이 빛나리 ~~ 삼가 손모아 발원 하나니다. 단기 4342년 월 일 동민의 성원에 옥천후인 김충환 글 짓고 경주후인 김지동 글 쓰다.
우리나라 살기좋은 금수강산 사랑합니다.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음나무 보호수(수령 320년)를 뒤로하고 992 지방도를 따라 이강년 장군 묘소 입구 비석과 그 옆 은모상 조각 소공원에서 가슴 후련한 마음으로 산행을 접는다.
산행을 나설 때 폭염주의보 속에 험난한 장거리 산행이 걱정되었고, 자일에 의지한 바위지대가 많고 6개의 재와 약 1000미터 산을 3개 오르내리는 고도와 더위로 다소 힘든 산행이었다. 하지만 운무와 올망졸망 암릉길 기암괴석. 멋있는 소나무 그리고 야생화와 아침 햇살에 이슬을 머금은 싱그러운 생태계가 산행 내내 같이 하여 즐겁고 행복하였다.
산행은 내가 발품을 팔은 만큼 감동을 주는 "정직과 성실"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후미가 도착할 때까지 3시간을 기다리며 시원한 오이냉국과 수박으로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상주 목욕탕으로 이동하여 냉탕과 족욕으로 피로를 푸니 백두대간을 하늘금을 걷을 수 있다는 것에 마냥 행복감이 몰려온다.
▷산행이미지
◆ 곰두리봉 초승달
◆ 촛대봉
◆ 대야산 여명
◆ 대야산 직벽 상부
대야산 정상은 운무 놀이터다.
◆ 자일 이용 구간이 많다.
◆ 코끼리 바위
◆ 모싯대
◆ 이슬 거미집
◆ 집채바위 굴 안 말벌집
◆ 854봉 조망
◆ 대야산, 조항산 구간, 849봉 운무 비경
◆ 881봉 운무
◆ 우산 같은 버섯
◆ 고모치
◆ 고모샘 맑은 석간수
◆ 동자꽃
◆ 흰여로
◆ 꿩의다리
◆ 뚜깔
◆ 조항산
◆ 조항산 안부 비경
◆ 암릉 넘는 산객
◆ 청화산 인증 슛
◆ 시루봉 능선
◆ 야생 원추리
◆ 물레나물와 여치
◆ 속리산 능선
◆ 청국소원단
◆ 늘재 성황당 발원문
◆ 낙동강과 한강 분수령
◆ 이강년 장군 묘소 탑
◆ 어머니 사랑 동산
◆ 어머니 사랑 동산 어머니 조각상
여기까지입니다. -깃털-
오랜만에 백두대간의 대야산에서 조항산구간의 모습을 봅니다.~
낙동강~한강 분수령 늘재도 보이구요...
수년전 무더운 계절에 지났던 백두대간때의 기억이 납니다...
4년 전 앞 구간을 했을 때는 늘재 어머니 동산 자리에 습지 같이 물이 고여 있어 등산화 손질 했던 기억, 또한 능선에 갈림길이 많이 생겼나고, 통제구간도 많이 설정되고, 계단도 많이 만들어 놓았고, 없던 정상석도 보였습니다.
그 멋 모르고 대간 구간을 하였던 시절이 있었기에 이제 눈이 좀 떠 지는 것 같습니다.
"세월은 약이겠지요"
더위에 건강하십시오
전 건천에 오봉산 여근곡위 마당바위에서 비박을 하고 오봉산에 올라 일출 보기전에
보았던 초생달인데....
대간길 마니 힘드셨겠어요.
무더위라서/...전 그구간을 2003년 11월에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대간 끝나는 그날까지 건강하신 발걸음 되시길 빌겠습니다.^^
건강한 산행!
여근곡 위 마당바위 하니까
낙동정맥 할 때 그리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저달은 떠오르는 나의 달 지는 달은 님의 달!
초승달도 극과 극이 네요
그리고 북극성을 비롯하여 별이 총총하였는데
카메라가 잡지를 못했고요.
밤과 여명 그리고 싱그러운 아침 작열하는 태양!
이 모든 것을 품은 대간길에서 많은 것을 느끼며 배우고 경험하였습니다.
또 언제나 갈련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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