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부는 날 별뫼산에서 가학산거쳐 흑석산까지 종주 산행기
2019.5.19. 일.
전남 해남군 계곡면, 영암군 학산면, 강진군
코스 제전마을-암봉-별매산(465m)-가학산(577m)-흑석산(650)-깃대봉(650.3)-바람재-은굴-가학산자연휴양림
거리및소요시간 약10km 5시간20분
미남산악회원들과함께
전남 해남에 위치한 별뫼산(465m) 흑석산(650m)은 가학산(577m)은 조망도 좋고 멋진 암릉과 그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소나무와 어우려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으로 아름답게 다가온다. 흑석산은 비 내린 뒤 바위가 까맣게 흑빛을 띤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한다.
흑석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우리나라 지도를 만들었던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서부터 처음으로 표기되었다.고 한다. 또한 가학이라는 의미는 산의 모양이 나르는 학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졌다는 말이 있고, 산행을 하다보면 한 마리의 학이 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하는 곳이다.
월출산에 가려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별뫼산 가학산 흑석산 산행에 나선다. 동래서 7시 출발하여 10시10분에 제전마을 앞 국도변 버스정류소에 도착하니 소강상태이던 비가 우의 없이는 안될 정도로 내린다. 어제 비가 왔고 오늘은 일기예보를 보니 중부지방은 비가 오지만 남부지방은 흐리고 제주는 흐린 후 맑아진다고 하여 우의를 준비하지 못해 난감해 하다가 버스기사께 우의가 있느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다행이 여분이 있어 빌러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10:20)
들머리서 본 별뫼산 암봉 위용을 보니 어서 오르고 싶은 충동을 준다. 설대나무 숲길을 올라서니 바위길이 시작되고 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면서 고도를 높이자 비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어온다. 바위 능선에는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비바람이 불지만 가끔 한무리의 구름이 지나고 다른 구름이 몰려오기 전 잠시 조망이 터일 때는 비경이 좋아 머물고 싶지만 일행들이 떠나고 없어 서둘려 암릉을 타고 오르내리니 나무목 이정표가 있는 밤재 땅끝지맥이다.
비바람은 계속되고 우의 속으로 습기가 엄습하여 몸은 젖어가고 있고 신발 속으로 빗물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한 참을 가다 보니 등산로 잡목과 풀의 물방울이 얼굴과 하체를 무차별 공격하여 방수가 되는 등산화 속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난다. 신발을 벗어 양발의 물기를 짤아내고 일어서니 일행들이 보이지 않는다.
등로가 좋아 별로 이탈할 위험은 없지만 신발이 미끄러워 주의를 기울이며 간다. 능선 안부에서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있어 합류하여 빗물에 밥을 말아 먹다시피 하고 일어나니 지난 날 백두대간 종주 때와 단양 제비봉 산행 등등에서 비를 피해 다리 밑이나 바위 밑에서 식사를 한 생각이 나지만 강한 비바람 속에서 도시락을 먹기는 이 번이 처음이다.
등산로에는 늦은 철쭉꽃, 큰으아리꽃, 끈끈이대나물 등 야생화들이 비를 맞아 고개를 숙이고 있고, 단풍나무와 소나무의 잎들이 비바람에 고개를 한 없이 숙이고 있다. 노린재나무꽃 군락지에서 인증샷도 남기고 수시로 등산화를 벗어 양말과 바지 자락 물을 짜내면서 간다. 비가 그치기를 빌어보지만 소용없고 빨리 하산을 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간다.
한참을 가다보니 빗물에 속옷까지 젖어와 몸이 무겁고 감기는 불편한 것을 참고 극복하면 간다. 정상 전망대에 서도 아름답고 여유로운 조망을 볼 수 없어 아쉽다. 다음 기회 햇쌀 좋은 가을 날 이 능선 하늘금을 걸어볼 것을 생각하면서 나무가지에 많은 물방울을 피해가며 가니 10여키로미터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년 전 비를 맞으며 산행한 추억들을 떠 올려본다.
가학산 정상에는 나무목 이정표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는 곳에서 세찬 비바람 속에 겨우 인증샷만 남기고 좋은 조망을 구경하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하며 줄을 잡고 암릉을 내러 흑석산으로 간다. 능선에는 늦은 철쭉꽃과 야생화들이 비바람에 떨어져 꽃 터널 길을 만들어 놓아 즐겁게 걸어가는 행운을 얻었다, 등로 주변에는 각종 야생화도 보이고 늦은 철쭉꽃도 보여 비바람도 잊고 즐겁게 가다보니 깃대봉 정상석을 마주한다.
전망대에 서니 잠시 운무가 춤을 추고 벗겨져 아름다운 비경을 자아낸다. 춤추는 운무가 사라지기 전에 모습을 담으려 애써면서 발길을 멈추고 있으니 세찬 비바람이 빨리 가라고 등을 떠밀어 바람재로 간다. 바람재 안부에 도착하니 철쭉제 현수막과 은굴 이정표가 있어 다음 날 철쭉제 시즌에 꼭 다시 찾아올 것을 기약한다.
가리재로 갈까하다 능선길에 조망도 없고 비바람에 무리할 필요가 없어 은굴 방향으로 조금 내러가니 은굴약수터가 나오고 곧 은굴 입구에 도착하여 안내문을 읽어본다. 굴의 입구는 많이 막혀있고 길이가 108미터 정도 되는데 은을 케던 굴로 2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선조 분들이 얼마나 혹사를 당했을지 생각을 하면서 가파른 등로를 내러서니 가학산자연휴양림이다.(15:40) 계곡에서 내러가서 흙탕물 범벅이 된 바지와 등산화를 대충 씻고 땀을 씻고 베냥등에 오물을 털어내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관광버스에 올라 하동 경전재첩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귀가한다.(20:50)
○사진
별매산 암봉 능선을 넘어가는 운무
별매산 정상
가학산 정상
걷기 좋은 아름다운 꽃 길
노린재나무 꽃 터널 길
깃대봉
노린재나무 꽃과 등로에 꽃잎이 어울려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
강풍 운무
산죽밭 멋지 소나무 공생
바람재
은굴 입구가 많이 막혀있다
비로 훼손된 걷기 힘든 등로
자연휴양림에서 흑석산 오름 안내도
흑석산자연휴양림에서 본 가리재 능선
산행지도
여기까지 입니다. 깃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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