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산 산행
2010.3.11.
위치 거창군 가조면 양기,음기마을
우보산악회 정기산행 회원19명
코스 음기마을 -저수지- 공동묘지-유방샘-1.5km-문재산 정상(931m)-유방봉-숙성산갈림길-오도산휴양림관리사무소갈림길-유방봉-유방샘-3km-정보화마을
거리및소요시간 약12km 5시간
☆ 산행기
부산에 어제밤 눈이 내려(약5cm) 시가지가 온통 하얗게 변해버렸다. 기억이 아물한 추억을 회상하며 한산한 눈길로 걷고 전동차를 타고 츨근하니 몇 년만에 동심으로 돌아갔던 추억이 되살아 난다. 눈이 많이 온 거창 문재산으로 향하는 산과들은 눈으로 덮혀 하얗고 나무에 내려 앉은 눈은 햇볕에 떨어지기 시작한다. 봄을 시샘하는 꾳샘추위가 거창 영하7도까지 내려갔지만 눈 내린 다음 날이라 그런지 하늘은 푸르고 바람도 잠잠하고 햇볕이 반사된 은빛 세상이다.
남해, 중부내륙, 88고속도로를 달려 가조IC를 빠져나온 차는 가조온천을 지나 음기마을 앞에서 산님들을 쏟아 놓는다. 음기마을에서 문재산을 바라보니 미녀가 머리를 풀고 누워있는 형상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을과 저수지를 지나 등산로를 알리는 안내표시주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뽀드득"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솔밭길을 걸으니 소나무에서 떨어져 휘날리며 은빛 눈가루가 환상적 모습에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송이채취금지 현수막이 붙혀 있는 곳을 지나니 눈은 더욱 많아져 아이젠을 착용한다. 등로 주변 멧돼지와 동물들의 이동한 발자국을 보면서 유방샘에 이른다. 샘 주변이 온통 눈으로 덮혀 흘려내리는 샘물은 더욱 깨끗하게 다가온다. 눈속에 묻혀 있는 물바가지로 목을 적시니 이름보다 물맛이 더 좋은 것 같다.
정상으로 향할수록 눈은 많아지고 동물들의 발자국도 깊어진다. 발자국이 난 곳으로 따라가보니 굴속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니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이 우수, 경칩을 지나 바깥세상 구경하려고 나왔다가 놀라 다시 들어갔으리라! 지난번 사전 답사 때 비와 안개로 보지 못했던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야,수도,가천,숙성,오도산 동그라미 종주 115km 능선이 파노라마친다.
숙성산 문재산 오도산, 두무산, 비계산,우두산, 대미산, 보해산, 금귀봉, 박유산, 가천교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러쌓여 있는 가조마을은 평화롭다. 눈밭을 피해 893봉 아래 헬기장 따스한 곳에서 오찬을 즐기고 정상을 되돌아 유방봉에 올라선다. 며칠전 운무에 쌓여 신비스럽게 다가오던 유방봉은 활짝 기암괴석을 자량하고 있다. 전망 좋은 바위에 앉아 지나온 유방봉 넘어 꿈틀거리는 능선과 들녘 그리고 산그리매를 바라보며 기쁜 시름에 잠겨있는데 어디서 날아온 까막귀 한마리가 유방봉 꼭대기에 앉아 까악~ 울어댄다. 자기의 신성한 영역을 침범하였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는 것 같다.
동남쪽 오도산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다보니 합천호 지류 푸른물과 산능선의 어울림이 마음을 빼앗는다. 오도산자연휴양림으로 연결되는 도로와 몇 채의 울긋불긋한 팬션지붕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유방봉에 거북이등 모양의 바위들을 곳곳에 볼 수 있다. 유방봉을 내려 숙성산 갈림길에서 선두에 같이 하였던 "아랑드롱"님과 헤어져 숙성산으로 내려 선다.
가파르게 내려 작은 2개의 봉오리를 넘고 갈림길 안부에서 럿셀은 오도산자연휴양림으로 빠져버리고 숙성산 숙성산 오름길은 발자국 흔적하나 없어 럿셀로 오르다 회장으로부터 일행들 하산이 가까워졌다는 무전연락을 받고 시간에 쫓겨 되돌아 가기로 결심한다. 단독으로 숙성산을 갔다 오겠다다고 약속하고 가다가 눈의 장애에 부딪혀 시간상 포기하고 되돌아 가려하니 너무 많이 왔다는 생각에 "길이 아나면 가지를 말라"는 말을 상기하며 어려울 때는 되돌아 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느낀다.
유방봉으로 되돌아 와서 유방샘으로 내려서는데 발자국 하나 없는 순백의 길에서 딩글어보기도 하고 썰매를 타보기도 하며 가는데 뿌려진 소나무에 누런 얼음이 달려 신기하여 "송진고드름"이라고 이름을 붙여보며 유방샘에 이른다. 갈참 고목나무 갈림길에서 정보화마을 방향 부드럽고 편한 길로 음기마을에 내러 일행들과 합류하여 산행을 접는다.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속에서 아름다운 산행 마무리를 해준 회원님들에게 감사하며 보이지 않지만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다."는 진리를 느낀 산행이었다.
"아름다운 마무리" 를 떠올리니 법정스님 생각이 난다. 무소유, 단순함과 간소함, 홀로 있음, 침묵, 진리에 이르는 길... 이 모두가 한 때 일 뿐,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해온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 법정스님은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1955년 출가해 송광사 등지에서 수행을 하다가 "무소유"글로 사람들이 찾아들자 강원도 산골에서 홀로 수행을 하여오다 지병으로 11일 입적하신 것이다. 사소한 일상에서 우려나는 기쁨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지만 그 가치를 아는 자는 극히 드물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법정스님은 "밖이 아닌 안으로 넉넉해지라"고 가르친다
또한 법정스님은 "지금 이 순간 생에 단 한 번의 시간이고 지금 이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만남이니, 어떻게 살든 그 한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늘 깨어 있는 삶을 강조하셨고,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조금은 실천하려고 노력한 하루였다.
□산행이미지
음기마을 들머리에서 본 미녀봉
마을 수호신 소나무
양기마을
유방샘
눈꽃이 만발한 비계산
발자국 추적
바람의 작품
전망대
헬기장 뒤 오도산
솟구치는 양의 기운을 식히자!
유방봉
기암괴석봉
유방봉에 까마귀!
회원들
우,오도산, 좌 미녀봉
가조들녘
유방봉에서 본 비계산 그 뒤로 장군봉 의상봉 능선
숙성산 오름 안부
송진 고드름
정보화마을 입구에서 되돌아 본 문재산(미녀봉)
감사합니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매섭워도 봄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 깃털
음기마을 들머리로 다녀오신 음양조화의 문재산 감상하며 머물다 갑니다.
해학 [諧謔] 이 넘칠것 같은 깃털님 안산&즐산 이어가십시요.
힌반 시간 되시면 같이 산행함 하입시다.... 형님과 같이 막걸리도 한잔 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고
싶습니다. 한번 가실때 연락주이소 기다릴깨요.......